'갈비사자' 바람이 딸, 아빠 만나 우렁찬 포효

입력 2024-08-20 16:29


경남 김해의 부경동물원이 폐쇄되며 강원 강릉의 동물농장이 임시 보호하고 있던 암사자(7·이하 딸 사자)가 20일 아빠 사자 '바람이'(20)가 있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지난해 7월 부경동물원에서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마른 모습으로 지내 '갈비사자'라는 별명이 붙었던 바람이는 앞서 청주동물원에 구조됐다.

부경동물원에 지낼 당시 사육장 내부를 계속 돌아다니는 정형행동을 보이던 딸 사자는 지난 5월 강릉 쌍둥이동물농장으로 이송돼 보호받았다.

이날 딸 사자는 강릉 쌍둥이동물농장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무진동 특수차량에 실려 청주동물원으로 왔다. 4시간여에 이르는 장거리 이동 탓에 지친 듯 케이지 안에서 서너번 길게 하품했다.

딸 사자는 아빠 바람이와 암사자 도도(13)가 지내는 야생동물보호시설이 아닌 격리방사장에서 당분간 적응훈련을 한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케이지와 연결된 방사장 문을 직접 열면서 입식 과정이 마무리됐다.

딸 사자는 낯선 환경이 놀라운 듯 방사장에 들어선 직후 우왕좌왕했지만, 이내 차분히 내부를 돌아봤다.

보호시설과 방사장은 분리된 데다 칸막이가 있어 부녀 사자는 처음엔 서로를 보지 못했다. 딸 사자가 방사장 내실로 이동한 뒤 드디어 보호시설에 있던 바람이와 2m 거리를 두고 마주보게 됐다.

딸 사자는 아빠를 알아보기라도 한 듯 우렁찬 포효를 했다. 이에 바람이는 창살 너머로 딸 사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딸 사자는 바람이, 도도와의 근거리 대면 및 교차 방사 훈련을 진행한 뒤 내년 3월 보호시설에 합사될 예정이다. 올해 11월에는 근친교배와 자궁질환 예방을 위해 중성화 수술도 받는다.

딸 사자는 부경동물원에서 태어났지만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 부녀는 함께 지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사자는 원래 무리 생활을 하기 때문에 딸 사자는 큰 문제 없이 합사에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조만간 딸 사자의 이름을 시민 공모를 통해 지어줄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