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반도체 설계분야에서 국내 첫 유니콘이 탄생했습니다.
합병 계약을 완료한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가 그 주인공입니다.
양사는 합병 후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의 승기를 잡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두 회사 합병을 둘러싼 쟁점과 시너지인데요. 관련해서 함께 알아 보시죠.
박 기자, 이번 합병은 어떻게 이뤄진 겁니까?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한국 AI반도체의 도약을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회사는 향후 2년을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보고, 빠르게 산업을 키우기 위해 합병에 뜻을 모았단 겁니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는 모두 데이터센터에 장착되는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설계하는 팹리스, 즉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으로, 국내 빅3 NPU 팹리스 기업으로 꼽힙니다.
사실 이번 합병, 통신부터 반도체 산업까지 이해관계가 굉장히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사피온코리아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리벨리온은 KT가 지분 13%를 보유한 회사로 만년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가 한 뜻을 모았다는 점, 리벨리온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사피온은 SK하이닉스와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단 점에서 이번 합병,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양사는 연내 합병법인 출범을 목표로 속도전을 펼친다는 계획인데요.
통합 법인 출범과 이후 통합 과정에서 어떻게 합의를 이뤄갈지,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단순히 반도체 NPU 기업끼리 합병하기로 했다, 이게 아니었군요?
합병된다면 어떻게 정리가 되는 겁니까?
합병 법인의 이름은 리벨리온으로 경영은 박성현 현 리벨리온 대표가 맡고요.
최대주주는 합병 비율에 따르면 SK그룹이지만 SK그룹이 합병 전까지 보유주식 3%포인트를 매각하고 2대주주가 되기로 하면서 박성현 대표 등 리벨리온 창업자들이 최대주주가 됩니다.
SK그룹은 AI 인프라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죠.
오늘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SK그룹의 이천포럼에서 "SK그룹은 멤버사가 보유한 역량을 총결집하고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 AI 기회를 빠르게 잡겠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합병 후에도 리벨리온에 데이터센터 탑재, HBM 공급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SKT와 KT 등 국내 통신사와 IT기업의 데이터센터에 AI 추론용 AI 반도체를 공급할 기회가 확대될 전망입니다.
특히 SKT가 주도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의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리벨리온의 주요 파트너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박 기자, SK그룹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건데, 리벨리온은 삼성전자와 협업관계라면서요.
이전처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겁니까?
이해관계와 공급망에서 확연히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큰 관건이죠.
양사는 아직 공정 로드맵 등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리벨리온이 삼성전자로부터 HBM3E를 공급받아 개발하고 있는 '리벨'이라는 차세대 AI칩이 있는데,
이건 계획대로 올 4분기 설계를 마무리 짓고 출시한다는 방침입니다.
사피온이 현재 SK하이닉스·TSMC와 함께 개발 중인 'X430' 모델은 향후 리벨리온 측에서 프로젝트 규모 등 라인업 평가와 판단을 하게 될 예정이고요.
업계에선 한동안 투트랙을 이어가는 한편, 결국 리벨리온이 삼성 파운드리가 아닌 SK하이닉스와 손잡은 TSMC를 택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 리벨리온은 합병 전부터 IPO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기업가치 3조~4조원을 인정받으며 내년 상장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하셔야겠습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