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AI칩 생산' 인텔과 협력 논의 결렬"

입력 2024-08-15 17:52
수정 2024-08-15 18:49


일본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에 대항해 인공지능(AI) 칩을 생산하려는 목적으로 인텔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인텔과 관련 내용을 협의했지만 인텔이 소프트뱅크 측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반도체 설계업체 Arm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고 지난달 영국 반도체 스타트업 그래프코어를 인수했다. 또한 인텔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엔비디아에 대항하는 AI 칩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Arm이 반도체를 생산하면 고객사인 엔비디아와의 관계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소프트뱅크 측은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할 만하다는 입장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프트뱅크가 인텔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설을 이용해 AI 칩을 만들면 반도체법에 따라 미국 정부의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양측의 협상은 지난 몇 달간 결렬됐다. 소프트뱅크는 인텔이 자신들이 원하는 규모와 속도로 칩을 공급할 수 없었다며 책임을 돌렸다.

이후 인텔은 지난 1일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보유 중이던 Arm 지분 118만주도 2분기에 매각했다.

소프트뱅크는 지금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TSMC가 엔비디아 등 기존 고객들의 주문 물량을 만드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 소프트뱅크가 TSMC와 합의해도 인텔이 보유한 반도체 설계 관련 전문지식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협력사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첨단 AI 칩 생산 능력을 갖춘 업체 숫자가 제한적이라 인텔과 소프트뱅크의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를 AI 붐의 중심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칩 생산과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용 전력공급 등의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구글·메타 등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와 접촉해 예약 주문을 받는 식으로 투자금 일부를 확보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