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크레딧' 제도가 정작 출산휴가 기간에는 적용되지 않는 모순이 있는 만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출산과 양육으로 인한 경력 단절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해 노후 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노후 연금소득이 줄어드는 등 불이익을 받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출산크레딧을 시행하고 있다.
2008년 1월 1일 이후 둘째 이상 자녀를 낳거나 입양한 가입자에게 국민연금을 받을 시점에 둘째 자녀는 가입 기간을 12개월 더해주고, 셋째부터는 자녀 1인당 18개월을 추가해 최대 50개월까지 가입 기간을 인정해 준다.
국민연금은 최소 가입 기간(120개월 이상)을 충족해야만 수급 연령에 도달했을 때 연금을 탈 수 있고, 가입 기간이 길면 노후 수령액이 증가한다.
문제는 명색이 이름은 '출산' 크레딧인데, 출산에 대한 직접적인 크레딧은 전무하다는 점이다.
직장 여성은 애를 낳으면 출산 휴가를 간다. 근로자의 기본권으로 법정휴가 일수는 90일이다.
유급휴가로 고용보험에서 지원한다.
대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은 30일 치 급여(60일 치 급여는 기업 자체 부담), 나머지 중소기업은 90일 치 전체 급여를 고용보험에서 대준다.
그런데 고용보험에서 급여를 부담하는 출산 휴가 기간(대기업 30일, 중소기업 90일)에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별도로 떼서 납부하지 않을뿐더러, 크레딧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대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이 부담하는 60일 치 급여에서는 연금 보험료를 뗀다.
다만 고용보험에서 급여를 지원하는 이 기간은 납부 예외로 인정돼 나중에 추후 납부할 수 있을 뿐이다. 추후 납부할 때는 본인이 보험료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다른 나라는 출산 휴가에 대해 급여를 지원할 뿐 아니라, 연금 보험료를 불입하거나 휴가 기간 전체에 대해 크레딧을 인정한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출산크레딧 제도를 운용하면서 출산 휴가에 대해 크레딧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잘못된 것으로 첫째 애부터 가입 기간을 인정하고, 인정 기간도 훨씬 늘리며, 출산 휴가 기간 전체에 대해 가입 기간을 인정하는 등 제도 내용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