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지나도 찜통더위...한증막 된 한반도

입력 2024-08-13 16:26


입추(立秋·8월 7일)가 일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더위는 사그라들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체감온도는 32∼37도의 분포를 보였다.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 40도에 육박했다.

오후 1시 기준 기온은 파주(탄현) 37.3도, 서울 35.2도, 홍천(팔봉) 37.0도, 청주(오창가곡) 34.8도, 홍성죽도 36.0도, 고창(심원 36.0도), 담양 36.0도, 예천(지보) 34.5도였다.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쏟아지기도 했으나 비가 내릴 때만 잠시 기온이 내려갈 뿐, 오히려 습도가 올라 숨 막히는 찜통더위가 더 기승을 부리게 됐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폭염일수는 전국 평균 8.2일이었다. 지난해 8월 한 달 전체 폭염일수인 9일에 근접했다.

밤에는 열대야가 힘겹게 한다. 이달 1일부터 간밤까지의 열대야 일수는 전국 평균 5.6일을 기록하며 지난해 한 달간 수치인 5.4일을 넘어섰다.

올해 여름 열대야 일수는 역대 3위인 총 14.5일로 집계됐다. 최악의 여름으로 기록된 1994년 16.8일과 2018년은 16.6일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은 23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져 긴 열대야 역대 3위에 올랐다. 이번 주 중 1위(2018년 26일) 기록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 중상층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으로 우리나라를 덮은 가운데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불어 '한증막'을 만들며 폭염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보통 광복절(8월 15일)을 기점으로 더위는 수그러들지만 기상청은 올해는 광복절 이후에도 더위가 이어진다고 봤다.

다만 서풍 계열 바람이 아닌 동풍이 불어 강원 강릉 등은 기온이 지금보다는 1∼3도가량 떨어질 수 있다.

다만 백두대간 서쪽(영서)은 오히려 동풍이 더위를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바람이 산을 넘으며 한층 뜨거워지는 '푄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강원 홍천 기온이 41도까지 치솟고 서울은 39.6도까지 올랐을 때도 일본 쪽에서 태풍이 소멸하며 우리나라로 동풍이 불었다.

기상청은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아침 기온은 23∼27도, 낮 기온은 30∼34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