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이 과거 팬데믹 기간 집무실에서 방송인과 밀어를 나누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어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재임 중 파트너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5) 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1년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방송인이자 배우인 타마라 페티나토(39)와 단둘이 술자리를 가졌다고 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 라나시온과 인포바에 등이 보도했다.
두 사람의 대화 장면을 담은 2개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이 동영상에서 촬영자는 '러브레터'를 쓰고 있는 페티나토에게 "좋은 말을 해 달라"며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그러자 페티나토가 "내가 당신 인생의 사랑"이라며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촬영자의 얼굴이 나오지는 않지만, 목소리와 촬영 장소를 보면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동영상을 찍은 게 확실하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페티나토가 앉아 있던 의자가 대통령이 집무할 때 쓰는 것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당시 파비올라 야녜스(43)와 파트너 관계였고 야녜스는 그의 재임 기간 영부인 역할을 했다.
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페르난데스는 국민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과거 아르헨티나 관저 등지에서 야녜스를 폭행하거나 괴롭힌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와중에 그가 과거 대통령 집무실에서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운 것으로 보이는 점이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날 '페르난데스 폭행의 증거'라며 야녜스 눈 부위와 팔뚝에 생긴 시커먼 멍 자국 사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실의 마누엘 아도르니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집무실 영상은 정말 혐오스럽다"며 "팬데믹으로 국민들이 집에 갇혀 있거나 치료받던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할 말이 없고, (장소가)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중요한 집무실 중 한 곳이라는 점도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