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원 횡령' 경남은행 전 간부에 징역 35년

입력 2024-08-09 15:24


3천억원 넘는 회삿돈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전직 간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경남은행 전 투자금융부장 이모(52)씨에 대해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59억여원을 명령했다.

이씨를 도와 범행을 저지른 한국투자증권 전 직원 황모(53)씨에게도 징역 10년, 추징금 11억여원이 선고됐다.

이씨와 황씨는 2014년 1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출금전표 등을 20차례 위조·행사하는 식으로 회삿돈 2천286억원을 페이퍼컴퍼니 등으로 보내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혼자 2008년 7월~2018년 9월 같은 수법으로 회삿돈 803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두 사람은 시행사 직원을 사칭해 대출을 요청받은 것처럼 허위 문서를 작성, 대출금을 횡령했다. 또 시행사 요청에 따라 신탁회사 등이 시행사 명의의 경남은행 계좌에 보낸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을 빼돌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약 14년에 이르는 장기간 횡령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르고, 전체 횡령액도 3천89억원에 이른다"며 "범행 과정에서 사문서를 위조하고 차명계좌를 사용하는 등 수법과 죄질도 극히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남은행은 592억원의 손해를 입었고, 대외적인 신뢰도도 하락해 피해가 충분히 복구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이밖에 횡령 자금을 은닉한 이씨의 아내와 이씨의 자금세탁을 도와준 친형에게도 각각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이씨의 자금 세탁을 도와준 일당 7명도 1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