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이라도 더…결혼 길일에 공무원 '연장근무'

입력 2024-08-09 12:26


출산율 감소를 겪고 있는 중국 지자체들이 오는 10일 칠석(음력 7월 7일)날 연장 근무를 한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들이 9일 보도했다.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칠석날은 중국 연인들에게 결혼식 길일로 꼽히며, 혼인신고를 하는 커플들로 관공서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곤 한다.

보도에 따르면 연장근무 관련 규정에 따라 혼인신고를 받는 베이징시 민정국 혼인등기처 토요일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이지만, 10일은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2시로 조정됐다.

올해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로 불리는 칠석날이 토요일과 겹쳐 혼인신고 예약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선전시 민정국도 토요일이지만 지역 내 혼인등기처들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본다고 밝혔다. 이 밖에 다른 지자체들도 정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알렸다.

중국 민정부는 최근 "혼인등기처가 국민 요구에 부응하고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의무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자체들의 이런 노력은 행정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지만, 혼인신고를 늘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다.

민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혼인신고 건수는 343만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만건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 전체로는 660만건으로 1979년 637만건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을 것이라는 한 인구통계학자 분석도 있다.

젊은 층 결혼 기피 현상은 출산율에 악영향을 끼친다.

중국의 지난해 신생아 수는 902만명을 기록해 1949년 신중국 건국 이래 가장 적어진 상황이다.

중국 지자체들은 결혼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한 행사들도 마련했다.

중부 후베이성 샤오간에서는 전통복장쇼와 불빛쇼, 집단 결혼식 등을 테마로 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