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DBS·JP모건처럼...정유신 "금융·비금융 겸업은 세계적 추세"

입력 2024-08-08 17:31


비금융사가 금융업에 진입하거나, 금융사가 비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은 만큼, 금산분리와 관련한 새로운 법과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과 한국경제TV 주최로 열린 '빅블러시대 금산분리 완화 쟁점과 과제’ 국회토론회에서 금산분리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유신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금융권과 비금융간 상호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금융인프라가 발달하지 않은 중국의 경우 금융회사로 인가를 받아 직접 진출하고 있고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는 기존 금융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금융업에 뛰어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비금융 업체들은 금융당국 인가를 받아 진출하고 있지만 그 강도는 높지 않은 상태다.

금융권의 비금융 영역 대표적인 진출사례로는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을 들었다.

DBS는 승차 공유 애플리케이션 '그랩'에 QR코드 기반 결제 기능을 탑재했고 재고담보대출 등의 공급망 금융서비스도 아마존 앱에 제공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대표적인 투자은행(IB)이지만 2016년 마커스라는 온라인 소비자플랫폼을 통해 개인대출, 저축계좌, 자산관리 서비스 등 소매금융시장에 진출했다.

이곳은 가상자산과도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2022년 미국 투자은행 최초로 비상장 가상자산 옵션거래와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올해부터는 수탁서비스도 시작했다.

글로벌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여행과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분야에 문을 두드렸다.

카드회원들에게 럭셔리 호텔 예약, 레스토랑 추천 등의 서비스에 나섰으며 자체 보유 고객데이터를 활용해 기업들에게 대고객 마케팅 인사이트도 제공 중이다.

일본도 한국처럼 엄격한 금산분리 원칙을 고수해왔지만 2016년부터 금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일부 분야를 대상으로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정 교수는 금융과 산업은 데이터를 통해 연결돼 있고 협력과 경쟁을 통해 상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산분리 규제는 완화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금융업의 비금융 분야에 진출하라면 자회사 설립이나 기업과의 제휴 등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규제 문턱을 낮추기 위한 법 체계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원대식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