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공포…지하주차장 출입 놓고 갑론을박

입력 2024-08-08 14:01


인천 청라 아파트와 금산 주차타워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지하 주차장이나 타워형 주차장에 전기차 출입을 제한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아파트 커뮤니티에서는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제한 추진을 두고 입주민 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8일 자동차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서로의 논리로 전기차 출입제한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 차주들은 "화재 비율은 내연기관이 더 높은데 무슨 논리로 전기차만 출입을 제한시키느냐"며 "잠재적 방화범 취급받는 게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전기차 출입제한에 찬성하는 측은 "전기차 화재 비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기차는 불이 나면 진화가 어렵고 피해가 크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배터리 정보조차 깜깜이라 언제 어디서 불이 날지 모르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재산 보호를 위해 출입제한 조처는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각종 통계에서 전기차 화재 비율은 내연기관차 화재 비율보다 현저히 낮지만, 내연기관차는 전기차보다 대부분 연식이 오래됐다는 측면에서 실제 화재 비율을 수치로 비교하는 게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화재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 확산을 갖는 것을 경계하며 소모적인 논쟁 대신 전기차 화재 대응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했다는 측면에서 전기차 화재가 대형화재로 번지지 않도록 관련 설비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 전기차자동차학과 교수는 "지상 주차장이없는 아파트들도 많은데 전기차 지하 주차장 출입 제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실제 전기차 화재 비율이 내연기관차보다 적기 때문에 출입제한을 강제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대안은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없도록 진압 설비를 확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