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6년 이상 임대로 거주하다 분양받을 수 있는 빌라가 나온다. 특히 서울의 경우 빌라 등 비(非)아파트가 전월세로 무제한 공급된다.
국토교통부는 8일 이같은 내용의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강남3구와 용산 등 서울 선호지역 아파트 위주로 집값이 상승하는 한편 인허가와 착공 등 향후 주택 공급을 점치는 지표들은 악화되며 공급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신규 택지 지정 등으로 물량을 확대하면서도 법령 개정을 비롯해 아파트 준공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상대적으로 공사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 공급을 늘려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우선 수요가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축 비아파트 매입을 통한 임대주택을 내년까지 11만가구 이상 공급한다. 아파트 전세난이 심각한 동시에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시장이 고사 직전인 서울의 경우 정부가 무제한으로 매입해 공급한다. 이런 매입임대 중 입지와 구조가 좋은 주택을 선별해 최소 6년간 거주한 임차인에게 우선 매각한다. 쉽게 말해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빌라 버전인 셈이다. 정부는 공공 신축매입 11만가구 중 5만가구 이상을 이런 형태로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의 비아파트 매입 기반을 늘리기 위한 세제 혜택도 주어진다. 민간 사업자가 신축 목적으로 노후주택 구입 시 5년 안에만 매각해도 취득세를 일반 세율로 적용받을 수 있으며, 오피스텔 등 준주택으로 공급해도 마찬가지 혜택을 준다.
1주택자의 경우 오는 2027년까지 신축 소형주택을 구입하면 양도세나 종합부동산세 부과시 1주택자로 취급 받는다. 이미 지어진 소형주택을 구입하면 등록 임대주택으로 등록해야 주택수에서 제외해준다. 아파트를 제외한 전용면적 60㎡ 이하·취득가격 6억원 이하(지방은 3억원) 다가구·다세대·도시형생활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대상이다. 이런 소형주택을 생애최초로 구입한 사람에겐 취득세를 깎아준다. 아파트 청약시 무주택으로 인정되는 비아파트 기준도 전용 85㎡ 이하·공시가격 5억원 이하(지방은 3억원)로 확대한다.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신규 택지 지정도 지속한다. 정비사업 최대 용적률을 법적상한의 1.3배까지 늘려주는데, 3종 주거지역의 경우 390%까지 적용 받는다. 이렇게 용적률이 늘어나도 사업성 등을 고려해 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을 완화해주며, 전용 85㎡ 이하 주택 공급의무도 폐지한다. 현재 관련법이 국회에 발의된 재건축 부담금 폐지도 지속 추진한다.
이밖에 올해 11월 2만6천가구 이상의 1기 신도시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2029년까지 인허가 8만8천가구, 착공 4만6천가구를 추진해 1기 신도시에서만 10만가구 이상의 추가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 노후 저층 주거지를 정비하는 뉴빌리지 사업으로는 5만가구를 공급한다.
아울러 수도권 공공택지에 22조원 규모의 미분양 매입확약을 제공해 조기 착공을 유도하고, 김포한강2를 비롯한 4기 신도시 지구지정도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서울과 인근 지역 그린벨트를 풀어 8만가구, 이미 사업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등에서도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수도권에서만 향후 6년간 42만7천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국민이 원하는 우수한 입지에 양질의 주택이 넉넉히 공급될 때까지 주택 공급 확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