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막았어야"..흉기참사 아이들 구하러 달려간 60대

입력 2024-08-08 06:29


영국 댄스교실 흉기난동 사건 당시 어린이들을 구하러 달려갔다가 중상을 입은 60대 사업가가 당시 상황과 심경을 밝혔다.

7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존 헤이스(63) 씨는 이날 BBC 라디오 4 '투데이'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내가 얼마나 (범인을) 막았는지, 도움이 됐는지 잘 모르겠다"며 피해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지 못해 "너무나 속상하다"고 말했다.

헤이스 씨는 흉기난동이 벌어진 머지사이드주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과 같은 단지 내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업가다.

그는 사건 당일인 지난달 29일 비명 소리를 듣고 한달음에 건물을 가로질러 달려갔다고 한다. 문을 열었을 때 피를 흘린 채로 쓰러진 여자아이가 있었고 흉기를 든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헤이스 씨는 "그가 내게 달려들었고 우린 씨름을 벌였다"며 "그는 내 앞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있었고 나는 그걸 빼앗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느 단계에서 내가 찔렸다는 걸 깨달았는지 모르겠다"며 "위쪽 허벅지를 찔려 엄청난 통증이 있었고 뒤로 넘어졌다"고 전했다.

범인은 그 이후 현장에서 달아났다.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6∼9세 여아 3명이 숨지고 어린이 8명이 다쳤다. 헤이스 씨 외에 댄스교실 강사도 크게 다쳤다.

큰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헤이스 씨는 "흉기가 다리로 12㎝나 들어갔다. 대퇴부 동맥을 가까스로 비켜 갔는데, 그러지 않았다면 살지 못했을 거라고 들었다"고 했다.

체포된 피의자가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잘못된 소문이 온라인에 퍼진 이후 사우스포트를 시작으로 영국 전역에서 반이민·반무슬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건물과 차량에 불을 지르는 폭력 사태로 치달았다.

헤이스 씨는 폭력 시위를 촉발한 문제와 사우스포트 흉기난동은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민 수준에 대한 강한 불만이 한동안 있었던 것 같고, 이건 단지 촉매제나 방아쇠일 뿐이지 근본적 이유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키어 스타머 총리나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이 이런 사람(시위자)들에 대해 '법의 엄중함'에 대해 말하는 걸 들으면 실망스럽다"며 "그들은 증상보다 원인을 다뤄야 한다는 점을 경청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