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마감 늦췄더니…일평균 거래량 37%↑

입력 2024-08-07 14:27
김범석 기재부 1차관, 외환건전성협의회 주재


지난달 1일 외환 시장 마감 시간이 연장된 뒤 전체 거래 규모가 과거 5년 평균 보다 40%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는 국내·외 금융기관이 우리 외환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매달 시장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김범석 제1차관 주재로 국제금융센터에서 '외환건전성협의회(이하 외건협)'를 갖고 '외환시장 구조개선'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외국 금융기관에 외환시장을 개방하고, 마감 시간을 기존 15시 30분에서 다음날 새벽 2시로 늦춘 바 있다.

지난 한달 간 외환시장은 새벽 2시까지 거래와 확인, 결제가 차질 없이 이뤄지는 등 양호한 시스템 안정성과 유동성 및 변동성을 보였다. 7월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지난 5년 평균과 비교하면 37.4% 많았다. 연장시간대만 놓고 봐도 안정적인 거래량과 매도-매수 호가를 나타냈다.

정부는 더 많은 국내·외 금융기관이 우리 외환시장에 참여하도록, 모든 과정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와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밀착 점검할 방침이다. 외환당국에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으로 등록했거나 관심을 보인 금융기관들이 최소 6개월은 지켜본 이후 우리 외환시장에 본격 참여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먼저 RFI 등록 요건과 한국은행 외환전산망 보고 의무를 완화한다. 외국 금융기관들이 한국에 진입하려면 수많은 국내 금융기관들과 각각 새로운 신용공여 한도를 설정하는 등의 부담을 고려한 조치다.

이에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존에 등록한 RFI가 가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RFI 등록에 있어서는 같은 그룹 내 모회사 등 재무적 관계가 있는 법인의 신용등급 활용도 가능해 진다.

RFI가 보고하는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다른 통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에 대한 보고 의무는 완전 폐지된다. 정부가 지난 6월 일부 보고서의 보고 유예를 결정했지만 사전 예고 없이 유예기간이 끝나는 불확실성이 있다는 의견을 감안했다.

두번째로는 국내 금융기관의 지속가능한 야간데스크 운영을 위해 국내 해외지점 RFI 역할과 심야시간 거래에 대한 인센티브를 추가한다. 기존에는 국내 거주자 거래 물량은 국내 서울본점의 고객·은행간 딜러만 처리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RFI도 해당 물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원달러 시장 선도은행' 선정을 위한 거래량 산정시 시간대별로 가중치를 차등 부여한다. 야간시간대 거래 촉진을 위해서인데, 9시부터 18시 1배, 18시부터 22시까지 2배, 이후 마감까지는 3배를 적용한다.

끝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외환거래 전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는지 매월 점검하고 개선한다. 외국계 국내 수탁은행 및 대행기관,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금융결제원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외환거래 및 결제 절차 점검 실무 T/F'를 운영하고, 주요 개선 과제는 외환·금융당국이 국장급 외건협에서 논의한다.

앞으로 외환·금융당국은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금융기관 간담회 등을 통해 논의된 과제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시장 의견을 수렴하여 확정할 예정이다. 김 차관은 "오늘 논의된 과제의 이행 경과와 외환시장 구조개선 6개월간 추진 성과에 대해서는 연말 차관급 외건협을 통해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