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매 폭풍' 지나갔나...美 투자자 눈치보기

입력 2024-08-06 16:11


미국 주식시장 폭락한 직후 아시아 주식시장이 6일 (이하 현지시간) 강하게 반등하자 미국 투자자들이 '투매 폭풍'이 지나간 것인지 눈치를 보고 있다.

이번 폭락 장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 주식을 최근에 산 투자자들이 가장 손실이 컸다. 최근 몇달 빅테크 기업들이 크게 오르자 비싼 값을 주고 뒤늦게 매입했는데 3일 만에 두 자릿수로 하락해서다.

5일 나스닥100 지수는 3% 하락 마감해 2022년 이후 두 번째로 낙폭이 큰 날이었다. 최근 주식을 사지 않은 투자자들은 지금을 매수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추가 하락할 수도 있어 상황을 살피고 있다.

에이펙스 트레이더 펀딩의 댄 쿡 투자전략팀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더 좋은 매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매도세가 조금 완화됐다는 징후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가 언제 어디서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올해 상승세를 이끈 '매그니피센트7' 기업 중 6개 사는 이미 실적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선두 주자 엔비디아는 28일이나 되어야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급회의를 열어서라도 금리를 내려주길 바라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주가가 내려가면서 순익 대비 주가(멀티플)도 낮아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나스닥 100 지수 종목들의 멀티플은 24배로 한 달 전의 28배에 비해 하락했다. 다만 10년 평균치 22배보다는 아직 높다.

가벨리 펀드의 존 벨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터무니없이 싼 것은 아니지만 방어할 만한 수준"이라면서 "많은 빅 테크 기업들이 강력한 성장세와 수익 확대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금리가 좀 정상화된다면 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캐리 트레이드의 여파는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이나 스위스와 같은 저금리 국가에서 돈을 빌려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에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려 많이 청산됐으나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TIFF 투자관리의 제센 다각화 전략팀장은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꽤 컸기 때문에 매도세는 며칠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투자자들은 손해가 너무 크니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팔고 내일 더 팔자고 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금리 인상 이후 5일째 오르던 엔화 가치는 6일 아침 달러 대비 1% 이상 약세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