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20%↓…반도체 ETF 직격탄

입력 2024-08-05 17:34
수정 2024-08-05 17:34
국내 반도체 ETF 수익률 최하위 기록
하락장에서 레버리지 ETF 단타 계속
美 반도체·기술주 레버리지에 뭉칫돈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국내 반도체 ETF 수익률도 처참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최근 한 달 기준 전체 ETF 가운데 수익률 최하위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였습니다. 47% 넘게 빠졌고요.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면, 수익률 하위 1~13위까지 모두 반도체 ETF가 차지했습니다. 적게는 27%, 많게는 33%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는데요.

기간을 증시가 급락한 최근 일주일로 좁혀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가 20%가량 빠지며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외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과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 등 순으로 손실 폭이 컸는데요.

오늘은 일본의 종합주가지수인 TOPIX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ETF가 25%대로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근소한 차이로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와 FnGuide(에프엔가이드) 반도체TOP10 지수에 베팅하는 ETF가 하위권 2, 3위에 머물렀습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와 글로벌 증시의 상승장을 주도해 온 빅테크 기업 '매그니피센트7(M7)' 실적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며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2~3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다고요?


네,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레버리지'였습니다. 약 5,300억 원을 사들였는데요.

그다음으로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가 2위를 기록했습니다.

각각 코스피 200과 코스닥 15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인데요. 지수가 1% 오르면 2% 수익을 얻지만, 1% 내리면 2%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국내 증시가 연일 출렁이다가 코스피가 이틀 동안 300포인트 넘게 빠졌죠. 단타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레버리지 ETF에 집중됐는데요.

하지만 한 달 수익률은 각각 -8%대로 손실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반도체주가 조정 양상을 보이자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반도체 쏠림현상이 강했을 텐데요. 어떻습니까?


동학개미는 물론 서학개미들도 반도체 ETF 특히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순매수 1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스'가 차지했는데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등락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입니다. 총 5억 6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600억 원을 샀는데 수익률은 -49%입니다.

미국 장기채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3배' ETF도 약 1,130억 원 담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로 범위를 좁혀 보면 반도체 레버리지 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순매수 1위는 기준이 한 달이든 일주일이든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스'로 변함이 없었는데요. 수익률이 일주일 만에 42% 넘게 빠졌습니다. 나스닥 지수와 엔비디아의 하루 수익률을 각각 3배와 2배로 따르는 ETF가 그 뒤를 이었는데요. 10%대씩 하락했습니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 자산 등락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은데요.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려다가 손실 폭이 누적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