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예고로 중동 지역의 전운이 고조되면서 주요 항공사들이 이스라엘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거나 중동 지역을 우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이타(ITA)는 2일(현지시간) 중동의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해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항공편 운항을 오는 6일까지 중단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이타뿐만 아니라 인도의 에어인디아, 독일의 루프트한자, 미국의 유나이티드·델타가 이스라엘 항공편 운항 중단을 발표했다.
주요 항공사가 이스라엘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것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되면서 중동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서다.
이란은 자국에서 하니예가 암살당한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강력한 보복을 거듭 천명했다. 실제로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한다면 탄도미사일, 드론 등 공중 무기를 동원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항공편 운항의 위험성이 커진 터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로 가는 하늘길도 막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주 베이루트로 오가는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골란고원 축구장 공습의 주체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지목하면서 보복 공격에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헤즈볼라 역시 하니예 암살과 조직 내 고위급 인사의 폭사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캐나다 정부는 전날 자국 항공사에 한 달 동안 레바논 영공을 피해서 운항하라고 통지했다. 영국 정부 역시 조종사에게 레바논 영공에서 대공 무기와 군사 활동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 가능성을 경고했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싱가포르항공은 더 이상 이란 영공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