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女환경미화원 피살…70대 노숙자 체포

입력 2024-08-02 18:18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60대 여성 환경미화원이 노숙자로 추정되는 70대 남성에게 살해되는 일이 벌어졌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 10분께 중구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7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누군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B씨는 발견 당시 의식이 있는 상태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병원 도착 후 오전 6시 20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주변 건물의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해 수사에 착수했고, 오전 8시 50분께 A씨를 동자동 쪽방촌 인근의 한 골목에서 검거했다. A씨는 무직으로, 쪽방촌 인근 임시 거처에 머무는 노숙자로 추정된다.

피해자 B씨는 중구 용역업체에 소속된 환경미화원으로, 청소 업무를 하다가 변을 당했다. A씨는 지하보도에서 B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B씨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보도 인근 상인들은 평소 두 사람이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하보도에서 이날까지 대청소가 예정돼 있었는데, 물품 문제로 다툼이 일어난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왔다.

지하보도 벽에는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계단 및 통로의 물청소를 실시한다'는 중구청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지하보도에 방치된 개인 물품은 (청소 시작 전인)7월 28일까지 자진 수거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의 음주·마약 간이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B씨의 시신 부검 등도 의뢰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