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 반도체, 근원적 경쟁력 회복 절박"

입력 2024-08-01 16:45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이 "지금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있다"며 사내 구성원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1일 전 부회장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취임사 이후 첫 공식 메시지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분기 실적 개선은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근원적 경쟁력 회복 없이 시황에 의존하다 보면 또 다시 작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전날인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10조 4,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2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만 6조 4,5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4조 원이 넘었던 영업손실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의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이에 전 부회장은 경쟁력이 약화된 원인으로 부서간 소통의 벽,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만 반영된 비현실적인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 확산 등을 꼽았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리더간, 부서간 소통을 강화해 소통의 벽을 제거해야 한다"며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서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새 반도체 조직 문화(C.O.R.E)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C.O.R.E'는 문제 해결·조직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는(Execute) 의미다.

전 부회장은 "현재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 문화, 축적된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전 부회장은 올해 성과급 지급 예상액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총파업을 진행 중인 노조 달래기에도 나섰다.

전 부회장은 "당초 공지된 내용은 경영계획 목표 영업이익 11조 5천억 원을 달성할 경우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0∼3%지만 현재 반도체 시황이 회복되고 이익률이 개선되고 있어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면 OPI 지급률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문장인 저부터 솔선수범해 조속히 경쟁력을 회복하고 더 나은 경영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경영진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2024년 하반기를 DS 부문에 다시 없을 기회로 만들어 가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