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가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응해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양극재 생산 능력(캐파) 속도 조절에 나선다.
박재하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은 3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상반기 낮아진 판매가 대비 고가의 원재료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수익성 관리에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461억 원, 영업손실이 546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전방 수요 둔화로 제품 판매량이 감소 중이지만 최근 양극재 판매값 하락 폭이 줄어 3분기에는 판가가 다소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실제로 에코프로는 "2분기 양극재 판가 하락률은 전분기 대비 약 13%였지만, 3분기 약 2%가 유지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박 본부장은 "하반기 메탈 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배터리 사업 특성 상 가격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높다"며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여러 전략을 펼친 만큼 하반기에는 점차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본부장은 또 "니켈 등 자원 확보, 고객 다변화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는 내년 양산 예정인 전구체 공장 등 국내 설비 증설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외부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니켈 등 주요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지분 투자 등을 통해 배터리 소재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에코프로그룹의 양극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분기 매출액 8,095억 원, 영업이익 3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5%, 96.6% 감소한 수치다.
에코프로비엠은 중장기적으로 양극재 캐파 축소를 검토한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 둔화와 변동성을 반영해 중장기 양극재 캐파 축소를 검토 중"이라며 "속도 조절안이 확정되는 대로 하반기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고객사의 현지화 요구에 따른 유럽과 북미 권역에서의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또 "하이니켈 같은 프리미엄 양극 소재부터 고전압 미드니켈, LFP(리튬·인산·철) 같은 중저가 양극 소재까지 복수의 신규 업체와 제품 공급 및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이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파워툴 등으로 애플리케이션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실제로 직전 분기 전체 양극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줄었지만, ESS와 파워툴 양극재 판매량은 각각 85%, 46% 늘었다.
김 본부장은 "ESS를 2차전지의 또 하나의 수요처로 보고 있다"며 "ESS 시장은 글로벌 친환경 정책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수요 증가에 따라 하반기 판매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