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미분양 살리기에도 불구하고 안 팔리는 집이 쌓이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4,037가구로 집계되며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4월 7만1,997가구를 기록한 이후 석달 째 7만 가구를 웃도는 중이다.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 보는 미분양 위험 수위는 6만 가구 정도다.
특히 수도권에 속하는 경기도가 9,956가구로 한달 만에 12.2% 증가해 대구를 제치고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지역이 됐다. 다만 서울과 인천이 959가구, 4,136가구로 같은 기간 1.5%, 15.8% 줄면서 수도권 미분양 증가폭을 2%대로 막았다.
지방은 2.8%(1,618가구) 늘어난 5만8,986가구로 집계되며 전체 미분양 주택의 79.7%를 차지했다. 강원도가 지난달 대비 30% 이상 늘어난 4,740가구를 기록하며 미분양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대구도 2.2%(205가구) 늘어난 9,738가구로 조사됐다.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달 1만4,856가구를 기록하며 전월(1만3,230가구)보다 12.3% 증가했다. 지난해 8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경기도가 489가구로 한달 만에 38.3% 급증하며 수도권 악성 미분양을 늘렸다. 실제로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891가구로 전월보다 19.3% 증가했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06가구에서 1만1,965가구로 10.7%(1,159가구) 늘었는데, 경남이 1,771가구로 가장 많았고, 울산은 728가구로 증가 폭(253.4%)이 압도적이었다.
정부는 올해 1월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최초 구입하면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3월에는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을 위한 기업구조조정(CR) 리츠를 10년 만에 부활시켜 취득세 중과 배제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향후 주택 공급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인 인허가가 대폭 감소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는 2만3,886가구로 전년 동월 3만6,912가구 대비 35.3% 감소했다. 1~6월 누계 기준으로는 14만9,860가구로 전년 동기 20만2,808가구 대비 26.1%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