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주식시장에서도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타격을 받은 주요 여행사들은 주가가 곤두박질쳤지만 오픈마켓 경쟁자인 쿠팡 관련 종목들은 연일 급등세다.
여행업 대장주인 하나투어는 이날 전장 대비 1천200원(2.34%) 내린 5만원으로 마감해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 14% 내렸다.
모두투어(-2.43%), 노랑풍선(-1.35%), 참좋은여행(-2.73%), 롯데관광개발(-1.32%) 등도 약세였다. 모두투어와 노랑풍선은 이달 들어 각각 17%, 13% 하락했다.
성수기 여행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실적에 못 미친 와중에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닥쳤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들은 지난 22일부터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에 대해 "6월 기대치를 하회한 패키지 여행 송출객수 발표 후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며 "티메프 사태까지 겹치면서 3분기에도 부진한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9월 추석 연휴 예약률이 양호한 상황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주가는 역사적 저점으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8만5천원에서 7만5천원으로 낮췄다.
이번 사태로 인한 손실을 결제대행업체(PG사)가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KG이니시스(-2.11%), 카카오페이(-4.21%), 다날(-2.59%) 등 PG사 주가도 이날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 기조 역시 PG사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어 구상권 청구를 통한 대금 회수 전까지 일부 손실 부담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짚었다.
야놀자는 티몬·위메프에서 야놀자의 숙소·레저 상품을 예약·결제해 피해를 본 소비자들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겠다며 자체 보상안을 밝혔지만, 관련 종목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야놀자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야놀자에 투자한 SBI인베스트먼트(-3.97%), 아주IB투자(-1.4%) 등이 약세를 보였다.
티메프 이용자 이탈로 경쟁자인 쿠팡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에 반사이익을 보는 종목도 나왔다. 쿠팡은 나스닥에 상장했다.
쿠팡과 물류 창고업무 제휴를 맺은 KCTC가 전날보다 580원(10.45%) 오른 6천130원에 장을 마감했다. 26일 상한가를 시작으로 3거래일 연속 올라 주가가 나흘 만에 49.5% 상승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과 네이버가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순 대금 지연에 따른 소비자·판매자 피해라는 구조를 떠나 온라인 플랫폼의 근본적 사업구조를 변경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쿠팡 테마주' 성격이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
쿠팡과 물류 전담 운송사 계약을 맺은 운송 물류업체 동방(-5.14%)은 이날 장 초반 7.14%까지 올랐다가, 장중 하락 전환해 낙폭을 8%대까지 키웠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