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회의가 예고돼 글로벌 통화정책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일본이 금리 인상 및 장기국채 매입 축소에 대해 어떠한 결정을 내놓을지, 미국이 9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방향에 대해 어떠한 힌트를 제시할지가 주 관심사다.
앞서 BOJ는 지난 3월 -0.1%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올려 0.0∼0.1% 정도로 유도하기로 결정, 2016년 2월 도입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 만에 마무리한 바 있다. 이는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이뤄진 금리 인상이었다. 하지만 BOJ는 이후 동결을 이어가고 있는데, 엔화 약세 및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요구가 나온 바 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도 지난 18일 의회에 출석해 금리 인상은 경제 지표에 달려있다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정책금리가 인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달 금리 인상 전망은 29%에 그쳤고, 9월과 10월 전망이 각각 27%와 35%를 기록하는 등 시기를 두고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응답자의 94%가량은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위험 시나리오상에서 가장 이른 금리 인상 시기로 이번 달을 꼽았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기무라 다로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금리가 0.15∼0.25%로 오르고, 매월 6조엔(약 54조원) 규모이던 장기 국채 매입 규모가 4조5천억엔(약 40조5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최근의 엔·달러 환율 하락에는 일본 당국의 개입에 더해 금리 인상 기대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화 가치 강세가 이어지고 BOJ가 금리를 올릴 경우 그동안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멕시코 페소 등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해왔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식·채권 등 글로벌 자산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세계적인 고금리 현상을 주도해온 미 연준은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6일 기준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25∼5.5%로 동결될 가능성을 93.3%로 보는 반면, 9월 인하 가능성은 100%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0.25%포인트씩 3차례 인하될 가능성(53.6%)을 가장 높게 보고 있으며, 2차례 인하 전망(36.5%)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연준이 그동안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만큼,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달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정책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 주시하고 있다.
다만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최근 경기침체 위험을 거론하며 7월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등 조속한 통화정책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연준의 정책 전환 전망이 커지면 한은이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데에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한은은 11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월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다음 달 1일 통화 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BOE는 지난해 8월까지 1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 15년 만에 최고치인 5.25%를 만든 뒤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BOE가 그동안 4일 총선을 앞두고 금리를 내리기 부담스러웠던 만큼 이번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댄 핸슨 애널리스트 등은 BOE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면서도, 물가 압력 등을 감안할 때 단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브라질·칠레·콜롬비아·파키스탄 등도 이번 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문제를 논의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