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에 따른 피해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이 거래를 중개한 카드업계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카드사들이 나서서 환불에 힘써달라는 건데, 티몬, 위메프에게 돈을 돌려 받지 못하면,
중간에서 결제를 대행한 PG사와 간편결제사들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그야말로 '폭탄 돌리기'입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세훈 /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우선적으로는 소비자와 티몬, 위메프 사이에서 거래를 중개한 카드업계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고요.]
브리핑 이후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사 임원들을 소집해 소비자들의 결제 승인 취소에 응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카드들이 나서서 먼저 환불해주고 나중에 티몬·위메프와 자금 정산을 하라는 겁니다.
이에 여신금융협회는 카드 결제 취소 신청을 받겠다며 관련 절차를 안내했습니다.
카드 결제 취소 시 소비자는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지만, 결제 대행 업체로 불똥이 튈 수 있습니다.
티몬, 위메프는 토스페이먼츠, NHN KCP, KG이니시스 등 전자결제대행사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간편결제사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 23일부터 추가 손해를 막기 위해 신규 결제 및 환불 시스템을 차단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카드사에서 결제 취소를 받아주게 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소비자가 결제 취소를 요청하면 PG사와 간편결제사들은 해당 플랫폼으로부터 돈을 받아 카드사에 결제액을 돌려줘야 하는데,
플랫폼이 지불 능력을 상실하면 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PG사와 간편결제사들에게 구상권 청구를 통해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PG사와 간편결제사는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겁니다.
PG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규모 카드 취소사태 발생시 이커머스 전반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티몬·위메프에서 대금을 돌려 받지 못한 PG사들이 손실을 볼 경우, 이들과 직계약을 맺은 130만 곳의 영세 가맹점들에게 정산을 해주지 못하는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카드사들이 소비자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PG사와 협의 없이 취소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비판했습니다.
[업계 관계자: 만약 이게 타고 내려와서 PG사쪽에서 돈이 마이너스가 나면 그쪽에서 영세 가맹점들 정산을 못해주게 될 수도 있잖아요. 카드사에서 취소하고 PG사, 간편결제사로 내려오고 이러면 그냥 아예 폭탄을 안고 있는 거라서…]
현재까지 추정된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대금은 1,700억 원. 추가 조사에 따라 그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큽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김재원, 영상편집: 노수경, CG: 심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