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승용차에 이어 전기 상용차를 공급하며 전동화 전환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현대차가 일본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운수·관광 서비스업을 영위 중인 이와사키그룹과 지난 18일 오는 4분기 출시되는 무공해 전기 버스 ‘일렉 시티 타운’을 공급하는 구매의향서(LOI)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현대차는 본 계약에 앞서 상호간 합의 사항을 정하는 구매의향서 체결에 따라 이와사키그룹에 내년 1분기까지 '일렉 시티 타운' 총 5대를 공급한다.
이와사키 요시타로 이와사키그룹 대표는 “현재 일본에는 중국산 전기버스가 판매되고 있지만, 품질 신뢰도가 높은 현대차의 전기버스를 선택하게 됐다”며 “향후 야쿠시마에서 운행하는 차량 전량을 전기차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렉 시티 타운은 현지 맞춤형으로 연구개발된 9m급 전장의 중형 저상 전기버스로 145㎾h(킬로와트시) 용량의 배터리와 최고출력 160㎾를 발휘하는 고효율 모터가 탑재됐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220㎞(일본 기준) 이상에 달한다. 바퀴의 브레이크 압력과 출력을 제어해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차체 자세 제어(VDC), 후방 주차 거리 경고와 안전 하차 경고 기능 등 다양한 고기술 안전 사양이 기본 적용됐다. 일렉 시티 타운 시험차량은 지난 5월 야쿠시마 현지 버스 노선 중 가장 험난한 2개 코스의 주행 테스트를 통과했다.
현대차는 정비, 수리 등으로 인한 운행 중단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95% 이상의 부품을 이틀 안에 납품할 수 있는 재고 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일렉 시티 타운 공급으로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로 2022년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이래 아이오닉5N, 넥쏘 수소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등 전동화 모델을 잇따라 내놨다. 현대차는 향후 현지에 추가 상용 전기차 모델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일본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343대로, 전년 동기(229대) 대비 49.8%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에서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힐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