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제 5천번 투약...12억원 번 의사 기소

입력 2024-07-23 17:51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에게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해준 의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23일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김보성 부장검사)은 의사 A씨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9월부터 지난 6월까지 프로포폴 중독자 75명에게 합계 12억원을 받고 5천71회에 걸쳐 에토미데이트를 무분별하게 판매해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주사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에토미데이트는 전신마취제로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지만 프로포폴과 달리 향정신성 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이에 에토미데이트도 프로포폴처럼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A씨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 영리 목적으로 프로포폴 중독자 등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9월 서울 강남구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 시비가 붙은 상대를 흉기로 위협한 홍모(30)씨가 A씨의 의원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사실이 알려져 덜미가 잡혔다.

검찰은 A씨가 무호흡·과호흡 등 부작용 우려가 있어 의사만 주사할 수 있는 마취제를 간호조무사들에게 주사하도록 해 환자들의 생명에 위협을 가했다고 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