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에서 직장내 괴롭힘이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조직문화 단속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TV가 확보한 고용노동부의 '주요 핀테크 기업의 직장내 괴롭힘 분쟁 현황' 자료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한 토스 계열사에서 최근 2년여간 총 5차례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바리퍼블리카와 토스뱅크에서 각각 3건, 2건의 직장 내 괴롭힘 분쟁이 발생했다.
지난 2022년 12월 토스뱅크에서는 권고사직을 받은 동료에게 위로를 건넨 직원을 권고사직 처분하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주요언론에서도 이 사건을 조명했고, 결국 토스뱅크는 이듬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과태료(300만원)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토스 계열사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 분쟁은 이어지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에서는 지난해 1월 두 차례의 직장 내 괴롭힘 분쟁이 발생했고, 올해 2월에는 토스뱅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해 고용부에 사건이 접수됐다.
직장 내 괴롭힘 분쟁은 주요 플랫폼 기업 중에서도 토스 계열사에서 특히 빈발하고 있다. 고용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현재까지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분쟁은 각각 2건, 1건이 접수되는데 그쳤다. 계열사로 범위를 넓혀봐도 네이버 계열사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이 없었고, 카카오엔터와 카카오뱅크에서 각각 한 건씩 발생하는데 그쳤다. 네이버(4200여명)와 카카오(3600여명)의 직원 수가 비바리퍼블리카(1000여명)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감안하면 유독 토스 계열의 직장 내 잡음이 끊이지 않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성장 중심 조직문화가 이같은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는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말 전 계열사에 'TRP(신뢰회복프로그램·Trust Rebuilding Program)'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어떤 직원이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피해를 줄 경우 서면 주의가 주어지고, 그럼에도 행동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TRP 대상자가 돼 '신뢰회복 목표'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TRP 제도가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지만, 일반 회사에서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과 유사한 성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토스는 주요 테크 기업 중에서도 급여와 복지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높은 퇴사율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취업 플랫폼 사람인이 국민연금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비바리퍼블리카에는 370명이 입사했지만 기존 직원 중 278명이 퇴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236명이 입사하는 동안 168명이 짐을 쌌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한 내부 관계자는 "기업공개(IPO)라는 중요 이벤트를 앞두고 수익 개선이라는 수치상 성과물에 매몰된 결과로 보인다"며 "시장에 보여줄 실적 요인 등에만 치중하는 성장 중심, 성과 지상주의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또 따른 형태로 나타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상장될 경우 기업가치만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이승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 15.52%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