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확전 위기…이스라엘 3개 전쟁 치르나

입력 2024-07-21 21:25


이스라엘이 동시에 '3면 전쟁'을 치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남부에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와의 전쟁이 10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북부 전선에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도 전면전 위기가 일촉즉발이다.

또한, 예멘 반군 후티와도 직접 공방을 주고받았다. 19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나자 이스라엘은 공격의 주체를 자처한 예멘 반군에 이튿날 직접 보복했다.

최신예 F-35 전투기까지 동원한 이번 공습으로 후티의 최대 물류항이자 경제 근거지인 예멘 남서부 호데이다의 정유 시설, 유류 탱크 등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예멘 반군은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 남부 국경지대를 공격한 적이 있지만 텔아비브를 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티의 드론·미사일 공격을 방어만 하던 이스라엘이 예멘 본토를 직접 공습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호데이다를 폭격당한 후티는 21일 이스라엘의 홍해 변 항구도시 에일라트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호데이다와 주변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대한 대규모 보복을 다짐했다.

전날 오후에도 이스라엘은 호데이다 공습에 이어 밤에는 레바논 남부 아들룬에 있는 헤즈볼라의 탄약 창고를 공격했다. 예멘 공습의 틈을 탄 헤즈볼라의 공세를 차단하고 '다면 전쟁'을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이 맞닥트린 이들 3개 적대 세력의 '배후'엔 이란이 있다.

하마스, 후티, 헤즈볼라 모두 이란의 자금·무기 지원을 직·간접적으로 받는 '저항의 축'의 일원이다.

이란은 4월1일 이스라엘의 정밀 폭격에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대사관 영사부가 파괴돼 혁명수비대 고위 장성들이 사망하자 13일 뒤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약 200발을 쏴 보복했다.

이들 대부분이 이스라엘 방공망에 요격돼 큰 피해는 나지 않았으나 이란은 '계속된 보복'을 경고했다.

이번 예멘 후티의 텔아비브 공격을 두고 이란의 특징적 전략인 '장기간 보복전'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란과 예멘 후티의 밀착 관계를 고려하면 이번 대이스라엘 작전이 단독 행동이라기보다 사전에 조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후티의 공격이 이란의 장기간 보복전의 '큰 그림' 안이라면 이스라엘은 중동 내 '이란 대리군' 3개 조직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는 전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