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공소취소 부탁' 발언 "신중하지 못해 죄송"

입력 2024-07-18 16:11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18일 자신이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공개했던 것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한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고 나서 자신의 언행에 대해 공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왜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 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아무리 장관이지만 개별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예시로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라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전날 방송토론회에서 나 후보에게 "저한테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으시죠"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로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나 후보로부터 이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의미로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는 이 발언에 대해 당내 비판이 이어지자 하루 만에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서울시의회 행사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조건 없이 사과한 것"이라며 "저도 말하고 '아차' 했다. 이 얘기를 괜히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 사안에 관련된 분들을 끝까지 당이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우리보다 숫자는 적지만 민주당 의원이나 관계자들도 기소됐는데 몇 년이 지나도 아직 여야에서 '처벌불원'(형사소송에서 상대방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의사를 내지 않았다. 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나 후보가 '공소 취소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오해가 있는데 법무부 장관은 공소 취소할 권한이 없고, 당사자가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