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도 '공동부유' 압박…"더 받은 돈 토해라"

입력 2024-07-17 11:05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에 따라 중국에 이어 홍콩에 있는 중국 금융기업에도 고임금 반납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광다(光大·에버브라이트)그룹의 홍콩 자회사 중국 에버브라이트와 화룽(華融) 인터내셔널 홀딩스의 일부 임원은 물론 전직 직원까지도 과거 보너스 일부를 반납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 내에선 광다 이외에 차이나머천트그룹(招商局集團·CMG), 중신그룹 등 금융 공기업에 정부가 정한 연봉 상한선 40만달러(약 5억5천400만원)를 초과해 받은 급여와 보너스를 사실상 회수하겠다는 통보가 이뤄졌다고 보도된 바 있다.

중국 공산당이 금융 공기업을 장악하면서 이 같은 고임금 반납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집중통일 영도(시진핑 주석 중심의 결정 권한 집중을 의미)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작년 3월 산하에 당과 국무원 최고위급이 금융과 관련한 정책을 결정·조율하는 사실상 금융 사령탑 격인 중앙금융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중앙금융위 총괄 지도 아래 국무원 직속 기구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일상적인 금융 및 증권 관련 감독 업무를 맡는다.

리창 총리가 중앙금융위 주임을, 허리펑 부총리가 중앙금융위 판공실 주임을 각각 겸임한다.

전체 인민의 정신과 물질생활을 모두 부유하게 하겠다는 공동부유 정책을 추진해온 시 주석은 '금융 엘리트 사상'을 청산하고 고급 취향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쾌락주의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비쳐왔다.

시 주석 지시로 2022년 7월 중국 재정부는 금융기관 임직원의 고연봉을 제한하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이어 공산당 중앙 기율위원회 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지난 2월 23일 '반부패 장기전의 단호한 승리'라는 발표문을 통해 "금융 엘리트론과 배금론, 서방 추종론 등 잘못된 사상을 타파하고 쾌락주의와 사치풍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중국 내에서 금융계 임금 삭감 조처가 잇따랐으며, 이제는 홍콩으로 번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이런 고임금 반납 요구와 시 주석의 공동부유 캠페인은 결국 금융 중심지 홍콩의 위상에 심한 손상을 줄 것이라고 통신은 짚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