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대법 판단 나온다

입력 2024-07-15 15:58


동성 연인이 실질적 혼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대법원은 18일 오후 2시께 전원합의체를 열어 소성욱 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비롯한 3건의 판결을 선고한다고 15일 밝혔다.

소씨는 동성인 반려자 김용민 씨와 2019년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이듬해 2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인 배우자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됐다. 그러나 그해 10월 '피부양자 인정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단에서 보험료를 내라는 처분을 받았다.

소씨는 "실질적 혼인 관계인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부인하는 것은 피부양자 제도의 목적에 어긋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소씨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을 심리한 서울고법은 작년 2월 건보공단의 보험료 부과 처분이 잘못됐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소씨와 김씨가 2017년부터 동거했고 2019년에 결혼식을 올려 '사실혼 부부'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봤다. 이에 공단이 행정 처분(피부양자 자격 인정)을 할 때 동성 부부를 배제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봤다.

관련 시민단체들은 "한국 사법부가 최초로 동성 부부의 평등한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공단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자 사건은 작년 3월 대법원으로 넘어왔다. 대법원 2부는 1년 가량 고심하고도 판결하지 못하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는 4개월간 사건을 심리해왔다.

시민단체 '모두의 결혼'은 이날 "동성 부부의 평등한 권리 실현을 위해 대법원이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고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된 재판부로, 판례 변경이 필요하거나 대법관 간 의견이 갈리는 사건 등을 판결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