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강정' C-커머스…뜨내기 손님만 '북적'

입력 2024-07-14 12:43
수정 2024-07-14 21:07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플랫폼(C-커머스)의 거센 공세 속에서도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해 2분기(4∼6월) 기준 1인당 결제추정액을 분석한 결과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지마켓)·옥션이 16만7천202원으로 가장 많았다.

티몬이 16만3천754원으로 2위였고 이어 쿠팡(14만1천867원), SSG닷컴(쓱닷컴)·이마트몰·신세계몰(13만1천393원), 11번가(8만2천829원), 위메프(7만6천267원) 순이었다.

C-커머스 대표 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3만4천547원)와 테무(7천110원)는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각각 3만3천622원, 4천451원이었던 1분기와 비교하면 2.8%, 59.7% 늘어난 것이지만 아직 국내 플랫폼과의 격차가 크다.

1인당 결제추정액은 플랫폼별 전체 결제추정액을 활성 이용자 수로 나눈 값으로, 업계에서는 충성도 높은 고객의 구매 활동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용된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이커머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이 주로 국내 플랫폼에서 지갑을 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C-커머스의 거센 공세 속에서도 구매력을 갖춘 충성 고객을 지킨 셈이다.

반대로 C-커머스는 올해 들어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부어 플랫폼 방문자 수를 빠른 속도로 늘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실속을 챙기지는 못한 모양새다.

일례로 G마켓의 2분기 월평균 이용자 수는 790만5천772명으로 알리익스프레스(841만9천230명)와 테무(814만7천596명)보다 다소 적지만 1인당 결제추정액은 각각 5배, 24배에 이른다.

국내 플랫폼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뚜렷하게 각인된 강점 분야를 갖춘 게 진성 고객의 유입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G마켓·옥션은 다른 상품 카테고리보다 구매 단가가 월등히 높은 디지털·가전 부문 이커머스 구매 채널로서 입지를 다졌고, 티몬 역시 상대적으로 고가의 여행 상품 카테고리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다.

SSG닷컴의 경우 인지도 높은 고급 브랜드 상품으로 차별화하며 구매력 있는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업체는 올해 1분기에도 13만∼16만원대의 1인당 결제추정액을 기록하며 C-커머스를 압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