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1% 내렸습니다. 코로나19로 신음하던 지난 2020년 5월 이후 첫 둔화세인데요. 주요 물가지수가 하락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중소형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중소형주들이 담긴 러셀2000 지수가 3% 넘게 오르는 사이 S&P500은 하락했는데요.
오늘 우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춤하며 코스피가 낙폭을 키웠음에도, 코스닥은 장중 양전하기도 했는데요. 중소형주의 시대가 오는 걸까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미국 증시에서 중소형주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러셀 2000지수가 3% 넘게 올랐는데, S&P500지수가 하락한 건 197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죠.
오늘 우리 시장에서도 대형주가 흔들리는데 코스닥은 일부 업종 상승에 힘 입어 일정 선을 지지하고 있는데요. 정 기자,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일단 순서가 중요한데요. 시장에선 이미 대형주 중심의 쏠림 현상에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고요. 이 가운데 러셀 지수가 급등하자,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물량들이 나왔거든요.
업계에선 이 같은 키 맞추기를 통해 쏠림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것을, '매도'의 신호로 인지한 양상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강하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우리 상황부터 보면, 어제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검토 이야기가 처음 나오면서, 연말까지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번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 이후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90%를 웃돌고 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세 차례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금리 인하가 코스닥에 미치는 영향을 두 가지로 풀이할 수 있는데요.
먼저 기업 입장에선 금융 조달 비용의 부담이 줄어들게 되죠. 중소형주는 기업 성장을 위해 기술 개발이나 생산 시설 확충 등 투자가 이뤄져야 하잖아요. 몸집이 작은 만큼이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코스닥은 가뭄입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의 상장주식 회전율이 30%대로 6년 만에 최저치였고요. 일평균 거래대금도 8조 7천억 원대였는데요.
코스닥의 주도주였던 2차전지의 부진도 있지만, 코스닥 시장에 무더기 IPO가 투자자들의 자금만 빼가며 악영향을 일으켰단 지적도 있거든요. 고금리 상황이 재무적 투자자들의 엑시트를 부추겼다는 거죠.
이런 측면에서도 금리 인하 이후엔 시장에 기대감을 가져볼만 하다는 분석입니다.
알겠습니다. 정 기자, 그런데 러셀2000지수가 코스피200지수와 상관관계가 크다는 얘기도 있는데, 오늘 우리 대형주들은 왜 흔들리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최근 10년을 놓고 볼 때, 러셀2000과 코스피의 상관관계는 0.858이었습니다. 거의 비슷하게 움직였다는 건데요.
다만 오늘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18.5%, SK하이닉스가 6.2%입니다. 두 종목만 해도 코스피의 4분의 1로 반도체의 분위기가 지수를 좌우하는데요.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TSMC,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어제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5% 가까이 떨어진 영향을 우리 시장에서도 피하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고요.
다만 금리 이야기를 한 번 더 드리는데요.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건, 곧 달러의 힘이 약해진다는 겁니다. 환율은 지금보다 낮아지겠죠.
코스피는 환율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코스피는 떨어지고, 환율이 내리면 코스피는 오른다는 건데요.
앞으로 금리 인하에 따라 환율 상황이 나아지면, 외국인의 매도 압력도 줄어들 수 있으니 코스피 환경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 기자, 오늘 소식 어떻게 정리해 볼까요?
"물가 떨어지자, 중소형주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