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큰 손', K뷰티·K푸드 더 담았다

입력 2024-07-12 11:09
수정 2024-07-12 11:20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에서 큰손으로 불리죠. 증권가에서 항상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예의주시하는 이유입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근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변화가 생겼다고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가 2분기 주식 보유 현황을 발표했습니다. 국민연금은 5% 이상 보유한 종목 중 지분 변동이 있는 종목에 대해 매번 공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2분기 포트폴리오에 어떤 종목이 담겼는지 공개됐습니다. 우선 국민연금이 보유한 종목은 약 270여 개로 이 가운데 1/3 정도의 종목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통상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투자 참고 지표로 삼습니다. 국민연금의 국내 상장사 지분 규모는 현재 약 13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은 20%를 뛰어넘은 바 있습니다. 올해에도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선 국민연금이 어떤 종목의 비중을 줄였나요?


방산주를 일부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분율이 많게는 3%포인트 가량 축소됐습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주요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풍산, LIG넥스원 등의 비중이 감소했습니다. 전력 인프라주들도 매도의 대상이 됐습니다. LS ELECTRIC와 HD현대일렉트릭도 2%포인트 정도 줄었습니다.

국민연금이 이들 종목을 판 배경에는 그간 주가가 치솟은 데 따른 차익실현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방산주의 수익은 연초 이후 2배에 달합니다. 전력 인프라주들의 경우 앞서 AI 열풍에 전력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크게 급등한 바 있습니다.


지분을 뺀 종목이 있으면 반대로 더 담은 종목도 있었죠?


지분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뷰티 기업으로 알려진 에이피알이었습니다. 비중이 5%를 넘어 공시 대상이 됐고 지분율은 10% 이상입니다. 뒤이어 토니모리는 신규 공시 대상에 포함됐고 코스맥스의 지분율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식료품 관련주도 추가로 담겼습니다. CJ제일제당, 농심, 오리온 등이 대표적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이 '내수 산업'에서 '수출 성장주'로 탈바꿈한 게 주효했다고 진단했습니다. 화장품에서 시작된 K 뷰티, 라면과 김밥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은 K 푸드 바람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고, 강달러 환경이 조성된 만큼 환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요인입니다. 최근 국민연금이 담은 일부 종목들이 하락했음에도 비중을 늘린 건 저가매수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