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성장 없으면 국격 없어…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어야"

입력 2024-07-10 22:35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 성장이 없으면 국격도 없다며, 경제 성장을 이끌 기업이 경영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10일 제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7회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의 기조 강연자로 나서 "경제 성장이 없으면 국격도 없기 때문에 경제 성장을 기업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업인과 서울시장, 대통령을 거치며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위기가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과거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며 겪은 1973년 석유파동을 회상하며 "당시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이 중동에 진출해 열대 사막에서 유럽이 독점했던 일을 하며 외화를 100% 들여왔다"며 "위기를 극복했더니 결국 기업이 국제화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당시 많은 공무원의 반대에도 청계천 복원사업을 추진한 사례도 들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는 기본적으로 기업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치를 하게 됐고, 서울시장이 됐다"며 "서울시장을 하면서도 기업가 정신을 갖고 일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부닥친 위기로는 2009년 광우병 파동과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거론하며 "(저는) 참 운이 없는 대통령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 기업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을 지하 벙커로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며 "위기 대책을 논의하는데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다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자였던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현 대통령을 만나 프랑스를 제치고 원전을 수주한 것으로 당시 경제 위기 극복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구상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참여한 대통령은 저밖에 없다며 UAE 대통령을 설득했다"며 "결국 원전을 통해 벌어들인 400억달러가 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그 모든 일을 대통령이 혼자 한 것이 아니다"라며 "결국 국가도 경영하는 것이고, 모두가 함께 경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가 안 되는데 뭐를 할 수 있느냐"며 "기업이 잘돼야 국격이 올라가므로 이 어려운 시기를 혁신과 도전으로 이겨내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