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저염분수' 밀려온다…제주 초비상

입력 2024-07-10 14:16


2016년 제주 바다에 큰 피해를 준 중국발 저염분수가 또 다시 유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양쯔강 하구 다퉁(大通)에서 지난 7일 기준 초당 7만2천t 이상의 물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평년 초당 4만7천t에 비해 53.2%가량 늘어난 것이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중국 남부지방 집중호우로 인해 양쯔강 하구에서 바다로 흘러 나가는 담수의 양이 늘고 있어 해류나 바람에 의해 염도가 낮은 '저염분수'가 제주 연안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해양수산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 4일 제주도 서남쪽 60∼80㎞ 해역의 표층 염분은 27∼28psu(실용염분단위·바닷물 1㎏당 녹아있는 염분의 총량을 g로 나타낸 것) 수준으로 나타났다.

저염분수는 실용염분단위가 26psu 이하인 상태를 말한다.

평년 여름철 제주바다 염분농도는 30∼31psu다.

제주 바다 수온은 최근 23∼25도로 평년 수준을 보이나, 수온이 28도가 넘어가면 고수온 피해가 나타났다.

저염분수가 고수온과 함께 제주 연안으로 들어올 경우 전복, 소라 같은 정착성 저서생물의 삼투압 조절 능력이 떨어져 폐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시험 조사선인 '뉴제주호'를 이용해 월 1회 지점별 수온과 염분농도를 관측할 계획이다.

만약 고수온·저염분수가 제주 연안 30마일(약 48km) 이내로 밀려오면 2주 간격으로 조사하고 10마일(약 16km) 이내에 유입되면 매주 조사해 관측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수온·저염분수 조사 상황을 연구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시간 제공하고, 제주 연안 유입이 예상되면 휴대전화 문자로 어업인에게 알릴 예정이다.

지난 2016년 8∼9월에도 제주 서부 바다에 염분농도 23∼26psu, 수온 30∼31도의 고수온·저염분수가 대거 유입된 바 있다. 당시 이로 인해 서귀포시 안덕면·대정읍, 제주시 한경면 등에서 소라, 전복, 홍해삼 등이 다량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