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의 첫 시집 '네모난 바람'... 잔잔한 울림으로 공감 터치

입력 2024-07-10 15:21
수정 2024-07-10 15:38
시골감성과 나이들지 못하는 중년의 삶 담겨
기교없이 잔잔하게 자유로운 감성 표현
누군가에게 울림 있는 시가 되길 바라
"이제야

꽃잎 지면

어머니 가슴은 기다림 되고

별빛은 언약임을 알게 되었다"


언론인으로 활동 중인 이효상 국장(아웃소싱타임스 / 이하 '시인')이 첫 시집 '네모난 바람'을 출간 했다. 이 시집은 시인의 시골스러운 감성과 나이들지 못한 소년성이 남아 있는 중년 남자의 삶의 체험과 애환이 담겨 있다.

전체 6부로 구성된 시집에 수록된 시는 총 96편이다. 이 중 표제 시 '꽃잎은 별이 되고'는 화려한 봄날 절정기를 지나 바람에 흩어져 버리는 꽃잎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이별이 다시 만남이 되는 아름다움을 만화 같은 몽환적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최병관 시인은 "이효상 시인의 네모난 바람을 편안하게 읽었다. 시집 제목인 '네모난 바람' 에서 시인은 팔 다리 잘린 체 본인의 아름다움과 당당함을 잃고 문둥병 같은 혹형을 당하고 있는 플라타너스의 모습에 상처를 받고 스스로 위로 할 방법을 몰라 함께 울고 서 있다" 고 말했다.

또한 그는 " '봄맛'에서는 꽃과 바람이 실어 나른 향기가 벌과 나비를 부르고 이내 따사로운 봄이 전하는 감각이 완성되었다. 봄이 주는 의미의 스펙트럼이 잘 전달되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전언이 분명해졌다. '신이시여' 에서는 봄날 만난 바람과 소리와 향기, 그리고 구름에 대한 감동과 감사를 직관적으로 표현하여 군더더기 하나 없는 한 폭의 수채화를 완성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효상의 시들은 기교의 늪에 빠지지 않고 독자들의 접근을 방해하지 않아 누구나 산과 들을 산보하듯 거닐며 자유로운 감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누구나 사유하고 있는 것들에 닿아 있고, 충청도 시골 소년의 맑고 구수하며 투명하고 소박한 언어로 독자의 감흥을 두 배로 끄집어 내고 있다는 평이다.

시인은 "시인이라는 호칭을 욕심낸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살아 생전에 시집 한 권은 내 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잠깐 시에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 봤지만, 시에 대해서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가끔 봉숭아 씨앗 터지듯 툭툭 터지는 넋두리가 있으면 일 년에 4~5편씩 써 모아 둔 게 고작입니다" 라고 소박하게 출간 소감을 밝혔다.

시인은 시인 대학에서 10주 동안 수학하며 매미처럼 10번 이상을 우화(羽化,번데기에서 탈피해 성충이 되는 과정) 하며 자신을 돌아봤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기쁨, 환희, 슬픔, 좌절, 간절함, 부끄러움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집을 발간하고 나니 매미 유충이 땅 밖으로 기어 나와 날개를 단 듯한 느낌입니다. 부족한 시들을 모아 만든 시집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울림으로 남았으면 하는 욕심입니다" 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효상 시인의 '네모난 바람'은 시중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