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대마를 다시 마약류로 지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마 합법화 지지자들이 시위에 나섰다.
태국 마약통제위원회는 지난 5일 대마를 마약류 목록에 재등재하고 의료용, 연구용 대마 사용만 허용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9일 방콕포스트와 AP통신이 보도했다.
마약통제국(NCB) 승인을 거쳐 관련 법률을 개정하면 내년 1월부터 대마가 다시 마약류로 지정된다.
이에 따라 향정신성 화학물질을 다량 함유한 대마 싹 사용이 제한되면서 향락용 소비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마 뿌리, 가지, 씨 등은 마약류 재지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전날 대마 재배 농민과 판매업자를 비롯한 100여명은 방콕에서 대마 화분을 들고 정부 청사를 향해 거리를 행진했다.
이들은 "정부가 의학적 용도로만 대마를 허용하면 소수 이익집단만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며 "대다수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태국은 아시아권 최초로 2018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했다. 또 2022년 6월부터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다.
대마 제품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을 0.2% 넘게 함유했을 경우에만 불법 마약류로 분류됐다.
전 정권은 '대마 산업 허브'가 되겠다며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지난해 8월 출범한 현 정부는 대마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