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중부지방과 충청·경북권에 강한 비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도내 129가구 197명이 대피한 가운데. 대피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오전 3시 10분께는 집중호우로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위리 일대 하천이 범람하며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고립됐고, 이 중 8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임동면 외에도 안동에서는 남후면 2명·와룡면 2명·용상동 1명이, 영양군 입암면에서도 1명이 각각 구조됐다.
안동시 상아동과 와룡면 산야리를 잇는 도로, 안동시 임동면 중평삼거리와 영양군 입암면 방향 도로 등 경북 북부 지역 도로 곳곳이 침수로 통제되면서 소방 당국은 추가 고립이나 대피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우 특보가 발효 중인 충북 지역에서는 산 비탈면이 무너져 내려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3분께 옥천군 옥천읍에서 "비 상황을 살피러 나간 남편이 보이지도 않고 연락도 안 되는데 집 뒤편의 산이 무너져 내려 있다"는 아내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이 집 뒤편에서 굴착기 등을 동원해 약 8시간 동안 50대 남편 A씨를 수색하고 있지만 토사가 빗물에 계속 흘러내려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에서도 산사태와 주택 붕괴 위험이 커져 주민 136명이 긴급대피했다.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충남 논산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연산면, 양촌면 등 산사태 취약지역 125곳의 주민 231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려 127명이 인근 마을 회관으로 대피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104명은 귀가했지만, 23명이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주택가 인근 옹벽 붕괴 사고가 난 천안시 목천읍 주민 3명, 주택이 무너진 보령시에서는 2명의 이재민을 포함해 6명이 긴급대피에 나섰다.
충북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 등지에선 산사태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57명이 마을회관에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5시 50분께는 대전 중구 중촌동의 한 하상도로가 침수돼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트럭 운전자(70대)의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긴급구조에 나섰다.
오전 9시 26분께 대전 서구 가수원동의 한 하상도로에서는 '물에 잠긴 차 시동이 꺼졌다. 사람이 타고 있는데 내리지 못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5명을 투입해 승용차 운전자(40대)를 구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는 오전 1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3시간에 113.0㎜, 오전 3시 3분부터 오전 4시 3분까지 1시간에 55.5㎜ 비가 쏟아졌다. 안동시 옥동에는 오전 3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52.5㎜, 3시간 동안 103.0㎜가 내렸다.
지난 6일부터 강한 장맛비가 반복됐던 대전·충남·세종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가로수가 쓰러지고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 신고 150여건이 이어졌다.
충남 보령과 홍성 지역 농경지 13.3㏊가 물에 잠겼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대전·충남 지역 비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세종시는 침수 도로 신고가 집중되자 이날 오전 9시 45분을 기해 읍면동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하고, 재난 문자를 통해 안내했다. 또 읍면 지역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운영 중인 원도심 수요응답형 버스 '두루타' 운행도 중단했다.
충북에서도 주택·도로 침수, 낙석 발생 등 모두 8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간당 20㎜ 안팎의 굵은 장맛비가 쏟아진 강원도에서도 가로수 전도 8건, 빗길 교통사고 2건이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북 상주 240.3mm, 안동 233.7mm, 영양 221.0mm, 충북 옥천(청산) 227.5mm, 대전(오월드) 200.0mm, 논산 197.5mm 등을 기록했다.
현재 경북 상주, 문경, 예천, 영주에 호우 예비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기상청은 오늘 밤까지 많은 비가 쏟아진 충남, 충북, 경북 지역에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