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내느라 허리가 휜다"…韓 가계 빚부담 세계 4위

입력 2024-07-07 12:43
수정 2024-07-07 19:30


우리나라 가계의 소득 대비 빚부담 정도나 증가 속도가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4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가 장기화 영향으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7일 국제결제은행(BIS)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계 부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s)은 14.2%로 집계됐다.

이는 집계 대상인 전 세계 주요 17개국 가운데 노르웨이(18.5%), 호주(18.0%), 캐나다(14.4%)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DSR은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DSR이 높으면 소득에 비해 빚 상환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BIS는 국민계정을 활용해 산출한 17개국의 DSR을 분기별로 발표한다.

스웨덴(12.8%)과 네덜란드(12.4%), 덴마크(12.3%) 등도 지난해 기준 DSR이 10%가 넘었다. 이어 영국(8.7%)과 핀란드(8.0%), 미국(7.6%), 일본(7.5%), 포르투갈(7.1%), 벨기에(6.6%), 프랑스(6.2%), 독일(5.8%), 스페인(5.7%), 이탈리아(4.4%)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소득 대비 빚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속도 역시 주요국 중 네 번째로 빨랐다.

한국의 지난해 DSR는 전년인 2022년(13.4%)과 비교하면 0.8%포인트(p) 상승했다. 3.3%p(14.7→18.0%) 오른 호주, 3%p(15.5→18.5%) 오른 노르웨이, 1%p 오른 캐나다(13.4→14.4%) 다음이다.

핀란드 0.7%p(7.3→8.0%), 포르투갈 0.7%p(6.4→7.1%), 스웨덴 0.6%p(12.2→12.8%), 영국 0.2%p(8.5→8.7%) 등도 1년 새 DSR이 올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다.

반면 조사 대상 17개국 중 2개국은 변동이 없었고, 7개국은 지난해 DSR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5∼6위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가계의 DSR는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세를 탄 이후 3∼4위 수준으로 상승했다.

DSR 추이 변화를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확대해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DSR 상승폭(2019년 대비)은 2%p로 조사 대상국 중 노르웨이(3.2%p), 호주(2.9%p) 이후 세 번째로 컸다.

BIS가 집계하는 17개 주요국의 DSR은 분모인 소득에 금융부채 미보유 가계가 포함되고, 분자인 원리금 상환액 산정시 대출 만기를 일괄 적용(18년)하고 있어 실제보다 과소 산정됐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속도, 국제적 비교 시에 유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가계대출 차주 기준으로 평균 DSR을 산출한 결과 지난해 4분기 38.5%로 BIS 기준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