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인데, 당뇨 환자 암 위험 낮춘다"

입력 2024-07-06 13:00
수정 2024-07-06 15:18


비만·당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 수용체(GLP-1) 작용제가 10개 비만 관련 암 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의대 네이선 A. 버거 교수팀은 6일 의학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서 당뇨 치료제로 GLP-1 작용제와 인슐린,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당뇨 환자 165만여 명의 15년간 전자 건강 기록(EHR)을 분석, GLP-1 작용제와 10개 비만 관련 암 사이에서 이런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다. 애초 당뇨 치료용으로 개발된 GLP-1 작용제(세마글루타이드)는 최근 오젬픽과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비만 관련 암(OAC)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 165만1천452명을 대상으로 GLP-1 작용제와 인슐린, 메트포르민이 13개 비만 관련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GLP-1 작용제 계열 약품은 제2형 당뇨병 치료 및 체중 감량 효과는 밝혀졌지만 13개 비만 관련 암과의 연관성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13개 비만 관련 암은 식도암,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담낭암, 위암, 신장암, 난소암, 췌장암, 갑상샘암, 간세포암, 수막종, 다발성 골수종 등이다.

분석 결과 GLP-1 작용제 처방 그룹은 인슐린 처방 그룹에 비해 식도암과 대장암, 자궁내막암, 담낭암, 신장암, 간세포암, 난소암, 췌장암, 수막종, 다발성 골수종 등 10가지 암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감소 폭은 담낭암이 65%로 가장 크고 수막종 63%, 췌장암 59%, 간세포암 53%, 유방암 48%, 난소암 48%, 대장암 46%, 다발성 골수종 41%, 식도암 40%, 자궁내막암 26%, 신장암 24% 등이었다.

그러나 GLP-1 작용제는 폐경 후 유방암이나 갑상샘암 위험 감소와는 관련이 없었으며, 위암 위험도 두 그룹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GLP-1 작용제가 당뇨병 환자에게 비만 관련 특정 암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GLP-1 작용제를 특정 암 예방에 사용하기 위한 추가 전임상 및 임상 연구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