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로 기우나...금융시장 '촉각'

입력 2024-07-04 17:01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더 커지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중도 하차 요구가 불거지면서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될 경우 영향을 받을 달러, 국채 및 기타 자산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지난달 27일 열린 첫 TV 토론 이후 81세인 바이든 후보가 재선되더라도 임기를 다 채우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우려가 나오자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시작했다.

파장은 채권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은 수일간 약 20bp(1bp=0.01%포인트)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바이든이 후보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볼 정도로 중도 사퇴 가능성이 커져 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장 이번 주에라도 바이든의 사퇴 발표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계획을 강구 중이다.

그러나 1968년 린든 존슨 이후로 재선에 도전하지 않은 대통령은 없으며, 선거도 불과 4개월 남은 상황이라 중도 포기의 현실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전략가들과 트레이더들은 트럼프가 재선되면 재정정책 완화와 보호주의 강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강세와 국채 수익률 상승, 규제 완화에 따른 은행과 생명보험, 에너지 관련주의 상승을 예상하는 것이다.

트럼프에게로 승기가 기우는 듯 하자 달러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기도 했다. JP모건 전략가들은 "트럼프가 더 높은 관세와 더욱 강경한 이민정책을 약속한 만큼, 인플레이션 심화와 달러 강세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TV토론 이후 자금운용사들은 단기 채권을 매수하고 장기 채권을 매도하는, 이른바 스티프너 트레이드(Steepener trade)로 대응했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이전처럼 세금은 줄이고 재정지출은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며, 단기 채권에 비해 장기 채권의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셈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리(Barclays)를 포함한 월가 전략가는 트럼프의 2기 임기에는 지속되는 인플레이션과 더 높은 장기 국채 수익률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최근 몇 주 동안 가상화폐 업계 임원들과 만나 미래의 모든 비트코인 채굴이 미국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해, 이 산업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