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령 운수업 종사자에 대한 운전능력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만 65세 이상의 버스·택시·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가 받는 운전 적격여부 검사(자격유지 검사)의 실효성을 강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검사는 종사자들의 고령화에 따라 지난 2016년 버스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순차 도입됐다. 65∼69세는 3년마다, 70세 이상은 매년 해당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격유지 검사는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을 때 제동하는 시간, 전방을 주시하며 주변에 나타나는 물체를 감지하는 능력 등 7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2개 이상 항목에서 최하 등급(5등급)이 나오면 불합격이다.
그러나 불합격해도 2주 뒤 재검사를 받을 수 있고, 검사 횟수에 제한이 없다. 택시·화물차 운전자는 이 검사를 지정 병원의 의료적성검사(혈압, 시력 등)로 대체할 수도 있다.
이에 지난 2020∼2023년 자격유지 검사 합격률은 평균 97.5%에 달했다. 2020년 96.1%, 지난해 98.5%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검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국토부 역시 현행 제도가 변별력을 잃었다고 봤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6월부터 연구용역을 통해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개선 방안으로는 합격 판정의 기준을 강화하거나, 검사 횟수를 제한하는 방법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안은 9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운수종사자 79만5천여명 중 23.6%(18만7천여명)이 65세 이상이었다. 2019년 17.3%였던 고령자 비율은 매년 1∼2%포인트씩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의 자격을 강화하는 방향의 논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