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찰, 모형 총 든 난민 소년 사살..."내부 조사"

입력 2024-06-30 17:26
수정 2024-06-30 17:33


미국에서 경찰이 모형 권총을 든 13세 미얀마 난민 소년에게 총을 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29일(현지시간) AP통신이 전했다.

뉴욕주 북부 도시 유티카 경찰은 전날 저녁 10시께 경찰관들이 무장 강도 사건을 수사하며 청소년 두 명을 저지하다가 경찰관이 쏜 총에 13세 소년이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이 용의자 인상착의와 비슷한 13세 소년 두 명을 불러 무기 소지 여부를 확인하던 중 한 명이 달아났다.

달아난 소년은 경찰관들을 향해 권총 같은 물건을 겨눴고, 경찰관들은 이를 보고 총격을 가했다. 그는 가슴 부위에 총을 맞아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추후 확인한 결과 소년이 겨눈 권총은 진짜 총이 아닌 글록17 5세대 권총의 복제품으로 드러났다.

유티카 경찰 대변인 마이클 컬리 경위는 이메일에서 이 모형 권총이 "글록 표시와 특징, 분리할 수 있는 탄창 및 일련번호 등 모든 면에서 진짜처럼 보였다"며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연지탄(pellet)이나 BB탄만 발사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상황이 찍힌 보디캠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영상에서 소년은 도망치며 모형 권총을 겨눴고, 경찰관들이 "총이다"이라고 외친다. 뒤이어 경찰관 중 한명이 소년을 쓰러뜨리고 주먹으로 때리는 등 몸싸움을 벌이다 다른 경찰관이 총을 발사한다고 AP는 전했다.

총을 쏜 경찰관은 임관 6년 차인 패트릭 허스나이다. 그는 함께 출동한 다른 경찰관 2명과 함께 유급 행정휴직(administrative leave) 처분을 받았다.

숨진 소년은 인근 중학교 8학년생(한국의 중학교 2학년에 해당)인 니야 므웨이다. 그는 미얀마에서 태어난 카렌족 출신 난민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서 202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가 소수민족을 탄압하자 카렌족을 비롯한 소수민족들 대다수가 난민이 됐다. 카렌족은 반정부 무장세력을 결성해 군부에 저항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더센터'에 따르면 유티카에는 4천200명 이상의 미얀마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경찰은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이 규정을 지켰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주 검찰총장은 경찰의 총격이 정당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자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