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화장실 성범죄' 누명 벗었다…"허위신고" 자백

입력 2024-06-28 23:00


경기 화성시의 아파트 헬스장 옆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던 20대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될 예정이다.

화성동탄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해 온 A씨에 대해 무혐의로 판단, 입건 취소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 10분께 화성시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서 50대 여성 B씨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아왔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한 B씨는 이날 오후 5시 34분 112에 신고했다.

A씨는 "화장실을 이용한 사실은 있지만, 여자 화장실에는 들어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항변했으나, 경찰은 "CCTV 영상이 있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A씨에게 반말을 섞어가며 응대하기도 했다.

A씨는 사건 접수 여부 및 수사 진행 상황을 묻기 위해 같은 날 오후 직접 화성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를 방문했으나, 당시 근무하던 경찰관은 "나는 담당자가 아니다"라는 등의 답을 하며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후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의 설명과는 달리 관리사무소 건물의 CCTV는 건물 출입구 쪽을 비추고 있을 뿐, 남녀 화장실 입구를 직접적으로 비추고 있지는 않아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B씨는 지난 27일 오후 돌연 화성동탄경찰서를 찾아 "허위신고를 했다"고 자백했다.

B씨는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는데, 다량을 복용할 경우 없는 얘기를 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B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 피해자 진술 평가를 했다.

프로파일러들은 B씨의 신고에 대해 "실제 없었던 일을 허위로 꾸며낸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만, 이 신고는 정신과 등 증상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입건 취소를 하고, B씨에 대해서는 무고 혐의로 입건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