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3거래일 동안 16%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반납했습니다.
이에 엔비디아를 팔아야 하나, 사야 하나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닷컴 열풍 주도주였던 시스코 시스템스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향후 엔비디아가 어떻게 움직일지 전망해봤습니다.
박찬휘 기자입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큰 폭으로 하락하자 2000년도 닷컴 버블과 비교하며 AI(인공지능)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닷컴 버블을 주도했던 네트워크 장비 기업 시스코 시스템스(이하 시스코)와 주가 흐름이 흡사하다는 겁니다.
시스코 주가는 1996년부터 4년여 만에 1,833% 치솟으며 시가총액 1위까지 올랐지만, 닷컴 버블 붕괴와 실적 부진으로 2년 만에 79%나 폭락했습니다.
엔비디아 역시 2020년부터 같은 범위 기간 동안 2,100% 폭등하며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뒤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스코와 엔비디아의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두 기업 모두 지배적인 시장 점유율과 매우 높은 PER(주가수익비율)을 기록했습니다.
야후 파이낸스는 "미국 경제 둔화로 AI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가 제2의 시스코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IT 업계는 AI 훈련을 위해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구매에 500억 달러(69조 3천억 원)를 지출했지만 이들이 거둔 매출은 30억 달러(4조 1,500억 원)에 그쳤습니다.
다만 엔비디아가 시스코와 달리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최근 주가 하락이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만만찮습니다.
[레이 왕 / 콘스텔레이션 리서치 수석애널리스트 : (엔비디아는)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262% 성장했습니다. 실적 성장세는 적어도 향후 18개월에서 24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지금이 저점매수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엔비디아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했던 시스코와 달리 실적이 꾸준하게 개선되며 214배까지 올랐던 PER을 74배까지 다시 낮췄습니다.
경제전문매체 핀볼드는 "닷컴 열풍 당시 인터넷 기술은 초기 단계였고 인프라와 관련 기술도 발전되지 않았지만, 이에 반해 지금은 AI 기술이 여러 분야에서 상용화돼 기술적 성숙도가 더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영상편집 : 하현지, CG : 김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