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년 만의 달러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공식화했다.
이번 외평채 발행은 선진국형으로 불리는 정부·국제기구·기관(SSA) 방식으로, 자본 조달 루트를 다변화하고 유통 금리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4일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위한 대행 기관 선정과 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외평채 발행을 공식화했다.
선정된 대행 기관은 KDB산업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 크레디아그리콜, HSBC 등 투자은행 5개 사로, 5년 만기 달러채(13억달러 한도)로 발행된다.
이번 발행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의 미국 달러화 채권 발행이다.
그동안 중단됐던 채권 발행이 재개되면서 '정기적인 채권 발행자(Regular Issuer)'의 지위도 재확립됐다.
정부는 이번 외평채 발행에서 처음부터 명확한 목표 금리를 제시하는 선진화된 발행 방식을 도입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 국제기구, 정책금융기관 등 우량한 SSA(Sovereigns, Supranationals & Agencies) 투자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아시아 자산운용사에 편중돼 있던 투자자 저변을 유럽·영미권 SSA 우량 투자자까지 확대하고, 자본 조달 루트를 다변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량 투자자 유치를 통해 높아진 위상은 향후 외평채를 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채권 가격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재부는 내다봤다.
이로써 투자 수익을 위한 잦은 거래보다는 장기간 보유를 선호하는 SSA 투자자들의 특성상 발행 이후 시장에서 유통되는 외평채 금리의 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다.
정부는 외평채가 다른 국내기관 채권 투자수요를 흡수하는 소위 '구축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 있느 ㄴ변화로 꼽았다.
정부와 국내 정책금융기관이 SSA라는 새로운 투자자군을 개척하면서, 외평채를 구매해온 SSA 외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며, 이를 통해 국내기관들이 보다 손쉽게 외화자금을 조달할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발행에 앞서 오는 20일 SSA 투자자들이 다수 상주하고 있는 영국 런던에서 대면 투자자설명회(로드쇼)를, 24일에는 아시아·미주 등 전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투자자 콜'을 추진한다.
정부는 "올해 외평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자 대상 홍보 등 발행 준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