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믿지마"…美 비밀작전 벌였다

입력 2024-06-15 20:02
수정 2024-06-16 06:48


미군이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비밀작전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 정부 전직 당국자들을 인용, 미군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봄부터 이듬해 중순까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등지에서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효능과 신뢰도를 깎아내리기 위한 작전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만 당시 미 국방부가 필리핀내 작전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가짜 계정 300여개를 찾아냈다고 폭로했다.

'#차이나앙바이러스'('중국은 바이러스'란 의미의 타갈로그어 표현)란 태그가 달린 이 계정들은 대부분 2020년 여름 생성됐고 취재가 시작된 뒤 엑스 측에 의해 삭제됐다.

공유된 게시물은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왔고 백신도 중국에서 왔다. 중국을 믿지 말라'는 등 내용이 담긴 경우가 다수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러한 작전은 중국이 자국에서 첫 발병자가 나왔는데도 '코로나19 미국 기원설'을 주장하며 가짜뉴스를 퍼뜨리기 시작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특히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시노백'을 비롯한 자국산 백신을 무상원조 등 방식으로 개발도상국에 우선적으로 제공한다고 밝힌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권과 미군 수뇌부에선 개도국들이 대거 친중으로 기울 것이란 우려가 고조됐고, 결국 서방제에 비해선 효과가 떨어지지만 개도국에게는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지였던 중국산 백신을 겨냥한 '흑색선전'을 펼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와 별개로 중동과 이집트, 서아시아 등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도 역내 무슬림을 상대로 '중국산 백신 제조에 돼지로부터 추출한 젤라틴 등이 쓰였기에 이를 접종하는 건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퍼뜨려 논란을 유발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질의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측 대변인은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