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품 경매 최초로 '부동산 분양권'이 경매된다.
서울옥션은 오는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건축 예정인 '더 팰리스 73'의 오피스텔 1개 호실(전용면적 261.30㎡)을 시작가 160억원에 경매한다고 13일 밝혔다.
더 팰리스 73은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미국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가 설계에 참여한 주거 시설이다. 전체 73개실 중 출품된 오피스텔에 한해 마이어가 세운 건축사 마이어 파트너스가 내부 인테리어를 담당하고 서울옥션이 아트 컨설팅을 제공한다.
부동산 분양권이 미술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서울옥션은 전했다.
서울옥션은 "출품 물건이 단순한 부동산 이상으로 지니게 될 희소성과 예술적 가치를 감안했다"며 "앞으로도 예술 애호가들이 예술을 만나고 향유할 수 있는 더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발굴하고 소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술품으로는 김창열이 프랑스 파리에서 물방울 작품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던 1973년에 제작된 '물방울 ABS Nº 2'(추정가 11억원), 박서보의 '유전질' 시기 작업인 1969년작 '무제'(추정가 3천만∼5천만원), 1950년대 서울 시내 풍경을 그린 이세득의 200호 크기 구상 회화 '무제'(추정가 9천만∼1억5천만원) 등이 출품됐다.
검은색과 노란색 화면에 모자를 크게 그려 넣은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 6호 크기 작품 '모자'(Hat)는 추정가 10억원에 출품됐다.
고미술 섹션에서는 조선 후기 필통인 '백자청자진화투각고사인물문필통'이 출품됐다. 고사인물문을 투각 형태로 표현한 필통으로, 조선총독부가 펴낸 '조선고적도보'에 국무총리를 지낸 장택상의 소장품으로 명시된 작품이다.
이밖에 추사 김정희와 동생 김명희, 김상희, 그리고 아버지 김노경의 간찰(편지)를 모은 간찰첩도 새 주인을 찾는다.
부동산 분양권을 뺀 미술품 전체 경매 규모는 낮은 추정가 기준 약 78억원이며, 출품작은 14일부터 경매 당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볼 수 있다.
(사진=서울옥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