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를 한 달 앞둔 서울 성북구의 안암2구역 재개발 사업이 내홍을 겪고 있다. 시행사(조합)가 제시한 비례율이 급격히 낮아지며 조합원들이 더 많은 분담금을 내게 됐기 때문이다.
11일 한국경제TV 취재를 종합하면, 안암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조합(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관리처분계획 5차 변경을 위한 총회 소집 통지서를 발송했다. 통지서에서 주목할 내용은 추정 비례율이 종전 82.04%에서 22.57%로 변경된다는 점이다.
비례율은 개발 이후의 자산가치를 개발 이전 재산가치로 나눈 비율이다. 100%를 기준으로 사업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비례율이 높아 사업성이 좋을수록 조합원의 분담금이 낮아진다. 반대로, 비례율이 낮을수록 조합원의 분담금은 높아진다.
비례율이 약 60%p 낮아지면서, 조합원은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4억원까지 추가 분담금을 내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안암2구역 재개발로 들어서는 '해링턴 플레이스 안암'의 입주일이 오는 7월 말로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사전점검은 오는 15일과 16일에 진행한다. 입주가 한 달가량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억 단위의 추가 분담금을 내게 된 조합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 조합원은 "우리 단지는 조합원분 물량(81가구)보다 일반 분양 물량(114가구)이 더 많아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인데 돈을 더 내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만약 내야하는 돈이라고 해도 입주 한 달 전에 통보해버리면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조합원 81명 중 59명은 서명을 모아 서울시에 실태조사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조합 측은 금융비용 등을 포함한 사업비를 213억원 증액하기 위해 비례율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조합 측 관계자는 "높아진 금융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처사"라며 "조합원들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금융사들과 절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암2구역 재개발 사업의 비례율은 지난 2022년 100%에서 82.04%로 낮아진 바 있다. 2016년 진흥기업이 432억원으로 사업을 수주한 이후 2022년 565억으로 공사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