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할인점이 고물가 시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은 올해 1∼4월 매출이 8.6%나 증가했다.
해당 기간 점포당 매출액도 533억원으로 이마트(296억원)의 2배에 가깝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491억원, 299억원에서 차이가 더 벌어졌다.
현재 트레이더스는 22개, 이마트는 133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려 트레이더스에서도 신선식품 인기가 특히 높았다.
대표적으로 올해 1∼5월 한우, 국산 삼겹살 등 축산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
1.5∼2㎏ 중량 덩어리 상품으로 집에서 직접 잘라 요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소분 상품 대비 가격이 20∼30% 저렴해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트레이더스는 설명했다.
값싼 냉동 과일·채소도 소비자들의 식재료 물가 부담을 덜어주며 매출이 각각 38%, 30% 뛰었다.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점인 맥스도 올해 1∼5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0%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분기 기준 롯데마트 국내 할인점(-1.3%)이나 롯데슈퍼(0.9%) 성장률과 대비된다.
바나나, 오렌지와 같은 수입산 과일(40%)과 수입 돼지고기(25%) 등의 신선식품은 물론 맥스 전용 자체 브랜드(PB) 우유(20%)와 같은 가공식품도 '가성비 소비' 바람을 타고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개별 상품이 아닌 박스 단위로 상품을 진열하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핵심 생필품만 대량 매입해 단가를 낮춘 것이다. 대형마트의 절반 수준인 마진(이윤)에 신선식품의 경우 산지 직거래로 가격 거품을 뺐다.
창고형 할인점 상품 가격은 대형마트보다 평균 10∼15%가량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2019년 6조8천644억원 수준이던 한국의 창고형 할인점 시장 규모는 올해 처음으로 9조원을 넘겨 9조91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